(적콩무) 콩가루 집안 베르누이 家
이공계열 전공자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면 각자의 전공에, 또는 여러 분야에 미친 존재감을 나타낸 수많은 과학자들이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과학과 수학의 명문 가문을 추가로 말씀드리면 ‘베르누이(Bernoulli)’ 가문이 퍼뜩 생각 나실 겁니다. 베르누이 정리, 베르누이 방정식, 베르누이 수 등등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한번쯤 들어본 법칙들. 베르누이가 붙지만 한 사람의 것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 의해 나온 결과입니다. ‘적콩무’를 통해 들어본 베르누이 가문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스위스의 베르누이 가문은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수학, 과학에서 가장 뛰어난 가문으로 꼽힙니다. 3대에 걸쳐 8명의 수학자가 나왔고, 현재까지 고유명사로 남은 수학자가 3명이 존재합니다. 바로 야곱(자코브), 요한, 다니엘 베르누이 입니다. 야곱과 요한은 형제, 요한과 다니엘은 부자 지간입니다.
야곱과 요한의 형제 간의 다툼
야곱과 요한 형제가 처음부터 수학 교육을 받으며 수학자로 유명세를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야곱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 공부를, 요한은 사업가가 되기 위한 의사 면허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야곱과 요한은 아버지 몰래 수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라이프니츠의 논문을 읽고 미적분학에 빠져들어 수학자로 진로를 바꾸게 됩니다.
당시 유럽은 미적분의 최초 발견이 누구냐에 대한 라이프니츠 vs 뉴턴의 미적분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때 미적분 논쟁은 단순한 수학자 간의 대결이 아니라, 섬과 대륙과의 대결로 여겨졌습니다. 이때, 요한은 ‘로피탈 정리’와 뉴턴에게 ‘사이클로이드’ 문제를 내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합니다. (뉴턴은 미적분을 이용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고 합니다.)
‘사이클로이드’ : 최단강하선 문제(중력장에서 주어진 두 점 사이를 움직이는 질점 중 가장 빠르게 하강하는 곡선이 무엇인지 찾는 것)에서 그 답.
이에 야곱은 자신에게 수학을 배운 요한이 유명세를 얻는 데에 대한 시기, 불만과 이 사이클로이드 문제에 대해 요한이 자신의 풀이를 베꼈다고 생각하면서 둘의 사이에 불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에 자신과 같이 바젤대학의 교수로 오고자 한 요한을 방해하는 등 둘의 사이가 굉장히 나빠집니다. 둘은 수학 학술지에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을 기재하는 등 4년동안 엄청나게 싸웠고,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야곱이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종결됩니다.
요한과 다니엘의 부자 간의 다툼
요한은 야곱이 죽자마자 야곱이 있던 바젤대학의 교수직으로 곧장 들어와 형이 쓰던 연구실까지 그대로 썼습니다. 형과의 싸움은 이렇게 일단락이 되었으나, 아들과의 싸움이 또 시작됩니다. 아들 다니엘은 수학가를 꿈꿨으나, 요한의 뜻에 따라 의대로 진학하여 16세에 석사, 19세에 박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의학과 동시에 수학을 함께 공부한 다니엘은 혈액의 이동을 관찰하며 유체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과학원에 초빙되어 7년간 유체역학을 연구하였고, 이때 오일러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1738년 프랑스 학술대회에서 요한과 다니엘이 공동 대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이에 또 자존심이 상한 요한은 다니엘을 집에서 내쫓았다고 합니다. 다니엘은 자신이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베르누이 법칙’이 담긴 유체동역학이라는 책을 내었고 이를 통해 명성이 높아지자, 요한은 자신 또한 비슷한 책을 내고 다니엘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베꼈다고 설파를 합니다. 이에 요한과 다니엘은 부자의 연을 끊어버렸고, 후에 베르누이 법칙은 다니엘의 성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수학과 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베르누이 가문이지만, 가족 간의 불화가 많았습니다. 형제 간, 부자 간에 저렇게 논쟁을 펼치는 것은 그만큼 자신들의 분야에 있어서 깊은 연구를 했고 거기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학자로서의 자존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 간의 정보다 학자로서의 자존심이 우선시 되는 것도 베르누이 가문 사람들이니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야곱 : 베르누이 방정식 (미분 방정식), 베르누이 염주형, 베르누이 분포, 베르누이 정리
요한 : 로피탈 정리
다니엘 : 베르누이 방정식 (유체역학)
적콩무. ep3. 콩가루 집안 베르누이 가. 끝.
'퇴근 후기 > 팟캐스트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대넓얕]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0) | 2017.08.12 |
---|---|
[지대넓얕] LIFE 지의 발자취와 LIFE 사진전 (0) | 2017.08.07 |
[지대넓얕] 영화 컨택트와 선형시스템 - 페르마의 원리 (0) | 2017.08.06 |
[지대넓얕] 영화 컨택트와 선형시스템 - 언어의 선형성 (0) | 2017.08.04 |
[지대넓얕] 영화 컨택트와 선형시스템 - 영화, 소설 소개 (0) | 2017.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