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공채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자기소개서 쓰느라고 바쁜 분들 굉장히 많으시겠지요. 저도 취업 준비할 때 주말이고 추석이고 뭐고 내내 정신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추석 이후에도 계속 자소서 썼지만요. 취준생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최종합격이라는 글자를 보기 전까지는 자기소개서를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자기소개서 작성 전, 입사 지원을 하기 전에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냥 별 거 없을 수도 있는 글을 한번 써 보겠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인사팀도 아니고 뭐 취업 전문가도 아니지만 그냥 경험 상 느낀 점을 쓰니 참조로만 하시기 바랍니다.
첫 직장이 중요하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첫 직장이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저도 굉장히 공감합니다. 첫 직장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선 한 직장에서 평생 지낼 것도 아니고, 그 회사 영원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옮기거나 직종을 아예 바꾸거나 아무튼 한 직장에서 은퇴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이력이라는 것이 남게 되는데, 슬프게도 전 직장이 하나의 꼬리표처럼 계속 남게 됩니다. 점점 더 유리 천장을 깨기가 힘든 세상이 되어 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제한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첫 직장이 중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취준생들이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등에 지원서를 쓰고 경쟁률이 치열한 이유겠지요. 왜 요즘 구직자들은 대기업만 쓰고 중소기업을 안쓰냐고 나무란다면 세상의 흐름을 못 읽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차이가 있고 향후 미래에도 어느 정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보다 직무가 중요하다.
직장도 중요하지만, 저는 직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친구 한명은 영업직이 채용 인원이 많다고 해서 모든 회사의 지원을 영업으로 썼습니다. 결과는 영업직 지원한 회사는 모조리 떨어지고, 다른 분야로 진출했는데요.
취업을 준비하면서는 사실 '취업' 그 자체가 목표이다보니 본인의 적성이나 하고 싶은 분야와 관계없이 채용 인원이 많은 직무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여러 군데의 회사에 지원서를 내면서 이른바 인기 직무 (예를 들면 삼성전자에서 무선사업부,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의 연구개발이나 구매) 를 피해서 지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원하게 되면 문제가 많습니다.
지원서 작성 시에 직무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작성하게 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렵게 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에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해 쓰려면 골치가 아프지요. 안그래도 머리 아픈데, 짜증이 막 몰려옵니다. 그러다보니 내용이 부실하거나 소설을 쓰게 됩니다.
또한, 면접까지 가면 실무진들의 질문에 대비하기가 힘듭니다. 실무진들 면접 시에는 왜 이 직무에 지원했는가,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 등의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어버버 하면 '아 얘는 그냥 지원한 애구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합격까지 해도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사실 제일 큰 문제입니다. 앞선 문제는 그냥 떨어지고 말 수 있지만, 내가 합격을 해서 이 회사를 다니게 된다면 해당 팀에 배치를 받고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취업 그리고 그 후?
화장실 가기 전과 갔다 온 후의 마음이 다르다고, 취준생들이 취업을 하는 순간 나를 선택해 준 회사라는 고마운 마음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단점이 있으며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생각도 들고 점점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때 직무가 제일 걱정이 됩니다. 이걸로 평생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커지게 되는 것이지요. 특히, 원하는 직무를 두고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 합격할 확률이 높은 직무로 입사를 했을 경우에 이런 생각이 더 커집니다. 합격을 했기 때문에 나오는 거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왜 그쪽 직무로 지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리 속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보면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회사 내에서 전환 배치를 통하여 직무를 바꾸거나, 새로 취업을 준비하며 희망 직무로 이동하거나, 그냥 다니는 것입니다.
몇달 혹은 1-2년 만에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을 섣부르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해당 직무에 대해 제대로 파악도 못했으면서 다른 직무를 찾는다고 비난하는 것이지요. 또는, 해당 직무의 일을 계속 하다보면 새로운 방향의 길이 열리거나 적성에 맞아질 수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신입 채용의 경우 나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하면서, 실패 후에 도전하는 것에는 관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사기업에서도 나이 제한을 없앤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다녀보고 정 아니면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찾거나, 좀 더 다녀보면 또 길이 보일 것이라 믿기엔 위험 부담이 큽니다. 그만큼 나이는 먹고 그 분야로 경력이 생기면서 오히려 길은 좁아지는 것입니다.
마치며
주절주절 썼는데, 아무튼 첫 직장, 첫 직무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취업'으로 달려왔지만, 입사 후에도 또 다른 레이스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특히 직무를 선택할 때 잘 생각하시고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도 직무를 조금만 더 세분화하여 채용했으면 좋겠네요. 요즘 입사 2년차 전에 퇴사하는 신입사원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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